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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내내 새벽 걷기를 빠지지 않던 저도 헌혈 시도에서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습니다. "빈혈 기운이 있어서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매일 운동하는데 피가 건강하지 않다니 — 그때 처음으로 혈액 상태를 따로 챙겨야 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고지혈증은 몸이 뚱뚱하거나 운동을 안 해야만 생기는 줄 알았는데, 제 경험상 그건 꽤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운동해도 피는 따로 관리해야 한다 — 혈액 건강의 맹점

40대 시절 저는 새벽 한 시간 반 걷기를 거의 매일 했습니다. 아이 셋 키우면서도 그 루틴을 지켰고, 그덕에 체력만큼은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탄수화물 하나만큼은 못 끊었습니다. 빵, 국수, 수제비, 밥 한 공기가 그냥 뚝딱 사라졌으니까요. 운동을 하니까 괜찮겠지 싶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탄수화물 중독에 가까웠습니다.

헌혈 거절을 계기로 제 혈액 수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평균적혈구혈색소농도(MCHC)가 31.5, 혈소판분포계수(PDW)가 8.9로 나옵니다. 여기서 MCHC란 적혈구 안에 혈색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정상 범위인 32~36보다 낮으면 적혈구가 제 기능을 충분히 못 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PDW는 혈소판 크기의 균일한 정도를 보는 지표인데, 지나치게 낮거나 높으면 혈소판 생성이나 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자궁근종으로 월경량이 매우 많았던 것도 영향을 줬을 겁니다. 한 번에 두꺼운 기저귀가 필요할 정도였으니, 철분이 쌓일 틈이 없었겠지요. 운동만 열심히 하면 건강하다는 믿음과 실제 혈액 상태 사이에 이렇게 큰 간격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혈관도 건강하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먼저 배웠습니다.

요약: 꾸준한 운동도 탄수화물 과잉 섭취와 월경 과다 같은 개별 요인 앞에서는 혈액 건강을 보장하지 못한다.

 

고지혈증과 고혈압, 다른 병인데 왜 같이 무섭나 — 핵심 분석

고지혈증을 정확히는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반대로 HDL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 전체를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단순히 "피에 기름이 많다"는 말로 줄여 부르지만, 실제로는 수치마다 의미가 달라서 어떤 수치가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중 가장 주목하는 것이 LDL 콜레스테롤입니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필요한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혈액 속에 너무 많아지면 혈관 벽 안쪽에 끼어 들어가 동맥경화성 플라크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여기서 동맥경화성 플라크란 혈관 벽에 쌓이는 지방성 덩어리로, 시간이 지나 터지면 혈전이 생기고 혈관이 갑자기 막힐 수 있습니다. 심장 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고혈압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 혈관 벽을 안쪽에서 계속 밀어붙이다 보니 벽이 서서히 손상됩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에서는 혈관 벽을 압력으로 두들기고, 다른 쪽에서는 그 손상된 벽에 LDL이 쌓입니다. 수도관에 비유하자면, 높은 수압에 시달리는 관에 기름 찌꺼기까지 붙는 셈입니다.

그런데 두 질환 모두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직접 건강검진 수치를 받아 보고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인식했지, 몸으로는 전혀 몰랐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고지혈증 진료 인원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으며, 상당수가 건강검진을 통해 처음 발견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지혈증 수치는 혈액 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으며, 총콜레스테롤·LDL·HDL·중성지방 네 가지 수치를 함께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고지혈증 수치를 올리는 주요 원인

일반적으로 고지혈증은 기름진 음식 때문이라고만 알려져 있는데, 저는 탄수화물과 당류 과잉이 중성지방을 올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삼겹살, 가공육, 버터 등) — LDL 콜레스테롤 상승과 직결
  • 정제 탄수화물·당류 과잉 및 과도한 음주 —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
  • 복부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 HDL은 낮추고 중성지방은 높이는 패턴으로 나타남
  • 유전적 요인(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 식단을 잘 관리해도 LDL이 높게 유지될 수 있음
  • 갑상선 기능 저하, 당뇨병, 신장질환 등 기저 질환 — 지질 대사 전반에 영향
요약: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서로 다른 기전이지만 혈관을 함께 망가뜨리며, 두 질환 모두 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가 유일한 조기 확인 수단이다.

 

천연 약재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들 — 실전 생활습관

인터넷에서 "고지혈증에 좋다"는 식품이나 약재 정보는 정말 넘쳐납니다. 홍국, 여주, 우엉, 녹차 추출물 같은 것들인데, 솔직히 저도 한동안 이런 정보에 혹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좀 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홍국은 따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홍국에는 모나콜린 K라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는데, 여기서 모나콜린 K란 화학 구조상 스타틴 계열 약물인 로바스타틴과 사실상 동일한 물질입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여 LDL을 낮추는 처방약입니다. 다시 말해 홍국이 콜레스테롤에 효과가 있다면, 그건 '천연이라 순하기 때문'이 아니라 약과 같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근육통이나 간 수치 이상 같은 부작용도 같은 이유로 나타날 수 있고, 이미 스타틴을 복용 중이라면 임의로 추가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 FDA도 홍국 함유 보충제의 모나콜린 K 함량 규제를 논의해 온 것은 이 때문입니다(출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천연이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은 생각보다 많이 퍼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농축 추출물을 여러 개 조합해서 먹는 것과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귀리의 베타글루칸(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줄이는 데 관여하는 성분)처럼 식품 자체를 통해 꾸준히 먹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제가 직접 식단을 바꿔보면서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이렇습니다. 삼겹살과 가공육을 줄이고 고등어·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구이나 찜으로 늘렸습니다. 콩밥, 된장, 두부로 식물성 단백질을 챙겼고, 흰빵과 달콤한 시리얼 대신 귀리와 견과류 조합으로 아침을 바꿨습니다. 다만 된장은 나트륨이 많으니 고혈압이 함께 있는 분들은 간을 최대한 싱겁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걷기는 이미 습관이 있었지만, 체중보다 복부둘레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 개선에 더 직접적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88세까지 걸어다니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드는 데 특별한 약재 하나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는 것, 이건 수치를 들여다보면서 제가 직접 얻은 결론입니다.

요약: 홍국 같은 천연 약재는 스타틴과 같은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어 무조건 안전하지 않으며, 귀리·생선·콩 중심의 식단 전환과 복부비만 관리가 실질적인 첫걸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지혈증은 피검사로만 알 수 있나요?

A. 네, 고지혈증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서 혈액 검사가 사실상 유일한 확인 방법입니다. 총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네 가지를 함께 확인하며, 국가건강검진이나 병원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년 건강검진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항목입니다.

 

Q. 고지혈증이 몸무게랑 직접 연관이 있나요?

A. 체중 자체보다는 복부비만이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중성지방이 올라가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저처럼 체중이 적당해 보여도 탄수화물 과잉으로 복부 지방이 있다면 수치가 나쁠 수 있습니다.

 

Q. 식단만 잘 바꾸면 고지혈증 약 안 먹어도 되나요?

A.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LDL이 매우 높거나 심근경색·뇌경색 병력이 있거나 당뇨·만성콩팥병이 동반된 경우에는 식단 변화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스타틴 같은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의사가 약을 처방했다면 식이요법을 이유로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Q. 고혈압이랑 고지혈증이 같이 있으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A. 두 질환을 따로따로 보기보다 '혈관을 보호한다'는 하나의 목표로 묶어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싱겁게 먹기(나트륨 줄이기)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모두에 유리하고, 포화지방·술·담배를 줄이고 꾸준히 걷는 것도 두 질환에 동시에 도움이 됩니다. 각 수치의 목표치는 개인의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결론

새벽마다 걷고, 밥도 잘 먹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나름 건강하다고 믿었던 제가 혈액 수치 앞에서 멈칫한 경험은 지금도 유용한 경고입니다. 운동이 몸을 만든다고 해서 혈액까지 자동으로 좋아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탄수화물 과잉, 월경 과다,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작은 이상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고지혈증은 혈액 검사로만 확인되고, 고혈압과 함께 있으면 심혈관 위험이 배가됩니다. 정리하면, 특별한 약재 하나를 찾기보다 덜 짜게, 덜 기름지게, 채소와 통곡물과 생선을 꾸준히 챙기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LDL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음식 조절과 함께 의료진과 목표 수치를 상담하는 것이 다음 할 일입니다.

참고: 국민건강보험공단 / 미국 식품의약국(FDA) / 건강잡지 및 필자 개인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