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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는 질환입니다. 저는 친정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18년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걸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길고 고통스러운지, 환자도 가족도 함께 무너진다는 걸 몸으로 압니다. 환절기가 되면 이 기억이 유독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뇌졸중이란 무엇인가 — 뇌경색과 뇌출혈, 어떻게 다른가요?

아버지가 처음 쓰러지셨을 때, 저는 뇌졸중이 단순히 "뇌에 생기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뇌경색과 뇌출혈이 다른 병이라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뇌졸중(腦卒中)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 기능이 손상되는 뇌혈관 질환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뇌경색(腦梗塞)은 뇌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뇌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입니다. 쉽게 말해 혈관이 막혀 뇌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반면 뇌출혈(腦出血)은 혈관 자체가 터져서 새어 나온 피가 주변 뇌조직을 압박하는 경우입니다.

두 병은 원인이 다르지만 증상이 매우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결과가 같기 때문입니다. 막히든 터지든, 뇌세포가 갑자기 죽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뇌세포는 혈류가 끊기면 30초에서 1분 만에 죽기 시작하고, 한 번 죽은 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습니다. 간세포는 손상돼도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뇌세포는 그런 능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뇌경색의 주요 원인은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입니다. 여기서 동맥경화증이란 혈관 안쪽 벽에 지방이나 염증성 물질이 쌓여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막혀버리는 변화를 말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이 이 과정을 가속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도 이 위험인자들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혈관을 손상시키고, 어느 순간 방아쇠가 당겨지듯 발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 뇌경색: 혈관이 막혀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끊김
  • 뇌출혈: 혈관이 터져 새어 나온 피가 뇌조직을 압박
  • 두 질환 모두 결과적으로 뇌세포 사멸을 유발하며 증상이 유사함
  • 뇌세포는 재생이 안 되므로 시간이 곧 뇌세포임
요약: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모두 포함하며, 원인은 달라도 뇌세포를 갑자기 죽인다는 결과가 같아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편측마비·안면마비·언어장애 —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가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친정아버지 일이 있었던 터라 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동료가 어떤 증상을 겪었을까, 혹시 신호를 놓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뇌졸중 전조증상과 실제 증상은 사실 동일합니다. 혈관이 막혔다가 운 좋게 풀렸을 때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전조증상이고, 그게 계속 지속되면 뇌졸중 본 발작인 셈입니다. 그러니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나아졌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신호

첫째는 편측마비(偏側麻痹)입니다. 여기서 편측마비란 몸 한쪽, 즉 왼쪽이나 오른쪽 팔다리에만 힘이 빠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80~85%에서 나타날 만큼 가장 흔한 신호입니다. 흔히 저림이나 감각 이상을 먼저 떠올리지만, 뇌졸중의 편측마비는 감각이 아니라 힘의 문제입니다. 설거지 중에 그릇을 떨어뜨리거나, 젓가락이 손에서 미끄러지거나, 걷다가 한쪽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 그것입니다. 아버지가 쓰러지시던 날도 갑자기 한쪽 다리를 못 쓰신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때 그게 얼마나 긴박한 상황인지 몰랐습니다.

둘째는 안면마비(顔面麻痹)입니다. 뇌졸중 환자 약 절반에서 나타나는데, 얼굴 한쪽이 아래로 처지거나 표정이 비뚤어지는 증상입니다. 웃을 때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거나, 눈꺼풀 한쪽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셋째는 언어장애입니다. 전체 환자의 약 4분의 1에서 나타납니다. 언어장애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실어증(失語症)은 하고 싶은 말 자체가 뇌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머릿속이 갑자기 텅 빈 것처럼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것입니다. 반면 구음장애(構音障碍)는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혀나 성대, 입술 등 발음 기관이 마비되어 말이 뭉개지거나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1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뇌졸중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뇌졸중일 확률이 70%를 넘는다고 합니다(출처: 대한뇌졸중학회).

두통이나 어지럼증만 있는 경우를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자료를 살펴보니 그것만 있을 때는 뇌졸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물론 위 세 가지 증상과 함께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그건 바로 응급실입니다. 만성적인 이명(耳鳴)도 뇌졸중의 직접 신호는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명이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귀 안에서 소리가 느껴지는 증상으로, 대개는 노화성 난청과 관련이 있습니다.

요약: 편측마비·안면마비·언어장애 중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하며,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골든타임과 재발 예방 —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바꿔야 합니다

아버지 발병 이후 18년, 저는 뇌경색이 얼마나 긴 싸움인지 알게 됐습니다. 환자 본인의 고통도 크지만, 곁에서 돌보는 가족도 함께 지쳐갑니다. 제가 느낀 건 "빨리 병원에 갔더라면"이라는 후회가 얼마나 무겁게 남는지입니다. 그래서 골든타임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마음이 아립니다.

뇌졸중의 골든타임(Golden Hour)이란, 응급 치료가 가능한 시간적 한계를 의미합니다. 정맥으로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Thrombolysis)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합니다. 직접 뇌혈관에 접근해 혈전을 꺼내는 혈관내 혈전제거술(Mechanical Thrombectomy)은 6시간 이내가 기준입니다. 그러나 이 시간이 남아 있다고 여유를 부리면 안 됩니다. 1분 1초마다 뇌세포가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119에 전화하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먼저 전화하거나, 우황청심환을 찾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며 기다리는 행동은 모두 시간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특히 환자 입에 무언가를 먹이는 행동은 삼킴장애가 있을 수 있어 기도로 흡인되어 흡인성 폐렴이라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가 아버지 발병 당시를 돌아보면, 뭔가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오히려 쓸데없는 행동을 먼저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재발 위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뇌졸중은 1년에 6%, 5년 내에 10~15% 정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꾸준히 약을 먹고 병원을 다닌 환자들의 통계입니다.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률은 훨씬 높아집니다. 재발 예방을 위해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퇴원 후 처방약을 빠짐없이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뇌혈관 상태 검사받기
  • 고혈압·고지혈증·당뇨는 약과 함께 식이요법과 생활습관으로 함께 관리하기
  • 담배는 반드시 끊기 — 뇌졸중 위험에 있어 백해무익입니다
  • 유산소 운동: 숨이 약간 찰 정도의 빠른 걷기를 하루 15~20분 매일, 또는 주 3회 30분 이상

특히 당뇨 관리는 병원 처방약만으로 절반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절반은 환자 스스로 식단과 운동으로 채워야 합니다. 이것은 제가 아버지 곁에서 18년간 직접 확인한 사실입니다. 약을 드셔도 생활습관이 따라주지 않으면 혈당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요약: 증상 발생 즉시 119를 불러 응급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전부이며, 퇴원 후 약 복용·운동·금연으로 재발을 막는 것이 장기 생존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뇌졸중 전조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그냥 지켜봐도 되나요?

A. 절대 안 됩니다.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것은 혈관이 막혔다가 운 좋게 풀린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언제든 다시 혈전이 생겨 본격적인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개월 이내 재발 위험이 특히 높다고 알려져 있으니,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바로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맞습니다.

 

Q. 두통이나 어지럼증만 있어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나요?

A. 두통이나 어지럼증만 단독으로 있을 때는 뇌졸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하지만 편측마비, 안면마비, 언어장애 중 어느 하나라도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분이라면 두통·어지럼증만 있어도 조심스럽게 판단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뇌졸중이 의심될 때 우황청심환을 먹이는 게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삼킴장애가 동반될 수 있는데, 이때 무언가를 먹이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손끝을 바늘로 따는 행동도 마찬가지로 효과가 없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에 전화하는 것 하나입니다.

 

Q. 뇌졸중 치료 후 일상생활로 얼마나 회복될 수 있나요?

A. 치료 후 3개월 시점에 55~60%, 1년 시점에 65% 정도의 환자가 발병 이전과 유사한 활동이 가능할 만큼 회복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절반 이상은 잘 회복된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약 3분의 1은 상당한 후유 장애를 안고 살아갑니다. 빨리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골든타임 안에 응급 치료를 받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결론

환절기마다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여유롭지 못했던 환경, 부족했던 건강 정보, 그 속에서 18년을 버티신 아버지가 지금도 안타깝습니다. 그 시간이 저에게는 뇌졸중을 절대 가볍게 보지 말라는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편측마비, 안면마비, 언어장애.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소중한 사람의 삶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를 부르고, 치료 후에는 약 복용과 유산소 운동, 금연으로 재발을 막는 것. 이것이 전부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것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참고: 서울대학교병원 / 대한뇌졸중학회 / 건강 유튜브 영상 및 필자 개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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