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일본 친구 마스다가 선물해 준 녹차를 마시면서 처음엔 그냥 '차는 다 비슷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차를 직접 먹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녹차와 말차는 재배 방식부터 몸에 흡수되는 성분의 양까지 꽤 다릅니다. 요거트에 말차 한 스푼 넣어 먹기 시작하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생겼고, 이게 단순한 기분 탓인지 궁금해서 제대로 파고들어 봤습니다.

 

녹차와 말차의 차이, 알고 나면 선택이 달라집니다

몇 년 전 보성 녹차밭을 직접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넓고 짙은 초록빛 밭을 걸으면서 녹차 재배에 이렇게 많은 공이 들어간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안내해 주신 분께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수확 3~4주 전에 차광막을 쳐서 햇빛을 완전히 차단하면 찻잎이 확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말차의 시작입니다.

녹차는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자라는 반면, 말차용 찻잎은 수확 2~4주 전부터 차광 재배, 즉 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키웁니다. 빛이 부족해지면 식물은 부족한 광합성을 보완하려고 클로로필(엽록소)을 더 많이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클로로필이란 식물이 빛 에너지를 흡수해 포도당을 합성하는 녹색 색소를 말합니다. 그 결과 말차는 녹차보다 훨씬 선명하고 진한 초록색을 띠게 됩니다.

맛도 달라집니다. 차광 재배 기간 동안 쓴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은 줄어들고, 감칠맛과 부드러운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인 엘테아닌이 증가합니다. 엘테아닌이란 차나무에서만 거의 독점적으로 발견되는 아미노산으로,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차에는 녹차보다 엘테아닌이 2~5배 더 많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녹차는 잎을 우린 물만 마시지만, 말차는 찻잎을 통째로 갈아 마십니다. 이 차이 하나로 수용성 성분은 물론 지용성 성분, 섬유질, 항산화 성분까지 전부 섭취하게 됩니다.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말차의 주요 성분 함량이 녹차보다 최대 열 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여기서 나옵니다. 제가 말차를 먹기 시작한 뒤 녹차 티백으로 돌아가기 어려웠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 녹차: 햇빛 충분히 받으며 재배 → 수용성 성분만 섭취
  • 말차: 수확 2~4주 전 차광 재배 → 지용성·수용성·섬유질 전부 섭취
  • 엘테아닌 함량: 말차가 녹차의 2~5배
  • 클로로필(엽록소) 함량: 말차가 녹차보다 훨씬 높음
  • EGCG(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 함량: 말차가 녹차의 3배 이상
요약: 말차는 차광 재배와 찻잎 통째 섭취라는 두 가지 특성 덕분에 녹차보다 훨씬 풍부한 성분을 몸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말차의 항산화 효능과 알아야 할 주의사항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말차를 그냥 트렌디한 음료 정도로 생각했는데, 성분을 파고들수록 꽤 진지하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차가 건강 음료로 주목받는 핵심에는 EGCG, 즉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EGCG란 녹차 카테킨 계열 중 가장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슈퍼 폴리페놀이라고 불릴 만큼 산화를 억제하는 힘이 강합니다. 말차는 찻잎을 통째로 먹기 때문에 녹차로 우려 마실 때보다 이 EGCG 함량이 세 배 이상 높습니다.

EGCG는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커지기 위해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과정인 혈관신생을 차단하는 항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지방이 소화·흡수되는 속도를 늦춰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2020년 영국 연구팀이 여성 참가자에게 3주간 말차를 매일 섭취하게 한 뒤 중강도 러닝머신 30분 걷기를 시행한 결과, 지방 연소율이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PubMed Central, 말차와 지방산화 관련 연구).

앞서 언급한 클로로필 성분도 주목할 만합니다. 중국 치둥 지역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 180명에게 4개월간 클로로필을 섭취시킨 결과, 간 손상 마커가 약 55%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차와 암 예방 팩트시트). 클로로필은 지용성 성분이라 물에 잘 녹지 않아 녹차를 우려 마시는 방식으로는 흡수가 거의 안 됩니다. 반면 말차처럼 잎을 통째로 먹으면 클로로필 흡수 효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저는 위 자극이 좀 있는 편이라 말차를 우유 대신 두유에 타서 먹어 보기도 했는데, 지용성 성분 흡수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일석이조였습니다.

다만 몇 가지는 꼭 짚어두고 싶습니다. 저도 불면증이 조금 있는 편이라 말차를 꾸준히 먹는 건 좀 조심스럽습니다. 말차 2g 한 잔에 카페인이 약 70mg 들어 있는데, 이는 에스프레소 한 샷이나 커피믹스 한 봉지와 거의 같은 양입니다. 카페인에 예민하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분들은 섭취량을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또 탄닌 성분이 장에서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빈혈이 있거나 철분제를 복용 중이라면 식사 후 1~2시간 뒤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말차는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손발이 차거나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 체질에게는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이 더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몸이 많이 뜨거운 편이라 말차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느낀 이유가 아마 여기 있을 것 같습니다.

말차, 이렇게 먹으면 더 잘 맞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가장 잘 맞는 방법은 요거트 위에 말차 가루 한 스푼을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속이 부드럽고 말차 특유의 풀내가 요거트의 산미와 어울려 먹기 좋았습니다. 버터에 섞어서 먹어보기도 했는데, 지용성인 클로로필 흡수를 높이는 데는 이 방식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 카페 말차 라떼나 시판 말차 음료는 당분이 한 잔에 20~50g까지 들어있는 경우가 있으니 건강을 위해 마신다면 직접 타 먹는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요약: 말차의 EGCG와 클로로필은 항산화·항암·간 보호 효과가 있지만, 카페인 함량과 철분 흡수 방해, 소음인 체질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차 하루에 몇 잔까지 마셔도 되나요?

A. 말차 2g 한 잔 기준으로 카페인이 약 70mg 들어 있습니다. 성인 하루 카페인 권고 상한선이 400m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2~3잔 이내가 적당하지만, 카페인에 예민한 분이라면 1잔도 충분합니다. 저는 불면증이 조금 있어 오후엔 마시지 않는 편입니다.

 

Q. 말차는 언제 먹는 게 가장 좋은가요?

A. 공복 섭취는 카테킨과 카페인이 위장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후 1~2시간 뒤가 가장 좋습니다. 특히 철분이 풍부한 식사 직후에 바로 마시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니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말차가 다이어트에 정말 효과가 있나요?

A. 말차에 들어 있는 EGCG와 카페인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비율을 높여줍니다. 2020년 연구에서 말차 섭취 후 중강도 운동 시 지방 연소율이 35% 증가한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는 운동과 병행했을 때 효과이고, 말차만 마신다고 저절로 살이 빠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Q. 아이들도 말차 먹어도 되나요?

A. 어린이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의 카페인 하루 상한선은 체중 kg당 2.5mg으로, 30kg 아이라면 상한이 75mg에 불과합니다. 말차 한 잔의 카페인 양과 거의 맞먹기 때문에, 말차 음료에 말차 디저트까지 먹으면 상한을 넘길 수 있습니다.

 

Q. 녹차랑 말차 중 뭘 선택하면 좋을까요?

A. 위장이 예민하거나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농도가 낮은 녹차가 더 안전합니다. 반면 항산화 효과나 집중력 향상, 간 보호 효과를 좀 더 적극적으로 원한다면 말차가 유리합니다. 제 경험상 둘 다 번갈아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침엔 녹차, 집중이 필요한 오전 중간에 말차 한 잔 정도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결론

말차를 처음 접한 건 그냥 트렌드에 이끌린 것이었는데, 파고들수록 꽤 진지하게 챙겨 먹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EGCG의 항산화력, 엘테아닌이 만들어 주는 차분한 집중감, 클로로필의 간 보호 효과까지, 이 세 가지만으로도 커피 대신 말차를 선택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저는 현재 국내산 말차를 요거트에 섞거나 두유에 타서 마시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몸이 찬 소음인 체질이거나 불면증, 빈혈이 있다면 무조건 많이 먹는 게 답이 아닙니다. 좋은 식품도 체질과 상황에 맞게 먹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시판 말차 음료보다는 직접 타 마시는 방식으로, 식사 후 1~2시간 뒤에 드시는 것을 권합니다. 말차의 진짜 효과는 거기서 시작됩니다.

참고: 한의학 박사 박지영 유튜브 채널 /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유튜브 채널 / 나의 직접 경험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