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신랑이 50대 중반 들어 귀에서 윙 하는 소리가 난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약한 체질인 데다 양약도 잘 믿지 않는 고집이 있어서, 저는 속으로만 걱정하며 지켜봤습니다. 이명(耳鳴)이란 외부에 실제 소리가 없는데도 귀나 머리 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인데, 막상 가까운 사람이 겪고 나서야 얼마나 삶의 질을 갉아먹는 증상인지 실감했습니다.

 

이명의 원인과 증상, 직접 겪어보니 알게 된 것들

신랑이 처음 윙 소리를 호소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피곤해서 그러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소리가 계속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제가 조금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알게 된 건, 이명이 단순히 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를 보면 고막 → 중이 → 달팽이관 → 청각신경 → 뇌의 청각중추 순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달팽이관이란 귀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나선형 구조로, 소리의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꿔 청각신경에 전달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이 달팽이관의 감각세포가 나이가 들거나 큰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손상되면, 뇌가 그 공백을 채우려고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신랑의 경우에는 특별히 공사장이나 공장을 다닌 것도 아닌데 이명이 왔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노화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겹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뇌가 이명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되는 현상을 과각성(hyperarousal)이라고 하는데, 이는 뇌가 위협으로 인식한 자극에 자동으로 주의를 쏟는 반응을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세기의 소리도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훨씬 크고 불쾌하게 느껴집니다.

이명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삐~, 윙~, 매미 소리처럼 지속되는 비박동성 이명이 가장 흔하고, 심장박동처럼 쿵쿵 들리는 박동성 이명은 혈관과 관련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별도 검사가 필요합니다. 영국 국립임상보건원(NICE)은 박동성 이명이 지속되면 전문적인 평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NICE 이명 가이드라인).

저도 귀가 자주 간지러워서 면봉으로 귀지를 파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비인후과 선생님께서 면봉을 깊이 넣으면 오히려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거나 외이도를 자극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후로는 그 습관을 바꿨습니다. 귀 건강이라는 게 생각보다 작은 습관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특히 다음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 수시간~수일 사이 갑자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서 이명이 생긴 경우 (돌발성 난청 의심)
  • 한쪽 귀에서만 이명이 지속되는 경우
  • 심장박동과 일치하는 박동성 이명
  •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
  • 얼굴 마비나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요약: 이명은 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달팽이관 손상, 뇌의 과각성,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얽힌 증상이며, 위험 신호가 있으면 신속한 이비인후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이명 관리와 한의학 치료, 겨우살이 이야기까지

신랑의 이명이 어느 순간부터 조용해졌습니다. 제가 딱히 뭔가를 해준 것도 아니었고, 신랑 스스로 병원에 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무엇이 도움이 됐는지 지금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 즈음 생활이 좀 느슨해지면서 수면이 나아진 것이 가장 컸던 게 아닐까 짐작할 뿐입니다.

중년이 되면 주변에서 이명으로 고생하는 분을 종종 보게 됩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 구역장 언니도 이명으로 꽤 오래 힘들어했는데, 겨우살이를 끓여 먹으면서 면역력이 좋아졌고 이명도 나아졌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겨우살이가 이명을 직접 치료했는지, 아니면 전반적인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이명이 덜 느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겨우살이를 만능으로 보기보다는 전신 상태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됐을 거라는 선에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신허(腎虛)와 관련지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허란 한의학에서 신장의 정기(精氣)가 부족해진 상태를 뜻하는 개념으로,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떨어지고 허리가 약해지며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함께 나타날 때 이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신랑의 증상 패턴이 딱 여기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스트레스가 많고 긴장이 잦은 경우에는 간화(肝火), 즉 간의 열이 위로 올라오는 상태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 이명에 쓰이는 대표적인 한약재로는 숙지황, 산수유, 구기자, 복령, 석창포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석창포는 전통적으로 귀와 정신을 맑게 하는 용도로 쓰여온 약재입니다. 다만 한약재 하나가 이명을 완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현재 상태에 맞는 변증과 처방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터넷에서 특정 약재를 구해 장기간 혼자 복용하는 방식은 제가 보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현대 의학 쪽에서 이명 치료로 가장 근거가 탄탄한 것은 인지행동치료(CBT)입니다. 인지행동치료란 이명 자체를 물리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명에 대한 불안과 집중을 줄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낮추는 심리치료 방법입니다. 이명 → 불안 → 더 크게 느낌 → 불면 → 더 예민해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NICE는 이명으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성인에게 CBT를 단계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NICE 이명 가이드라인).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이명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에는 과소평가했는데, 신랑을 지켜보면서 잠이 나아지고 일상의 긴장이 풀리는 것이 약보다 더 빠르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 이명을 포함해 여러 증상의 배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생선, 견과류, 채소 등 혈관에 좋은 식품을 꾸준히 챙기고, 카페인과 짠 음식을 줄이는 것도 제가 요즘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요약: 이명 관리의 핵심은 수면과 스트레스 조절이며, 한의학적 치료는 정확한 변증을 바탕으로 현대 의학적 진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명이 갑자기 생겼는데 그냥 두면 나아지나요?

A.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수시간~수일 안에 한쪽 귀가 먹먹해지면서 이명이 왔다면 돌발성 난청 가능성이 있으므로 빠르게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신랑 경우처럼 양쪽에서 서서히 나타난 이명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한번은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명에 한약이나 겨우살이 같은 자연 요법이 효과가 있나요?

A. 일부 분들이 전신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이명이 나아졌다고 경험을 나누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특정 약재 하나가 이명을 치료한다고 단정할 만한 임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를 원한다면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인터넷에서 약재를 구해 혼자 복용하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Q. 이명이 있을 때 완전히 조용한 환경이 좋은가요?

A.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이 너무 조용하면 뇌가 이명에만 집중하게 되어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잠자리에서 빗소리나 백색소음처럼 잔잔한 소리를 낮은 음량으로 틀어두는 분들이 있는데, 소리 자체가 이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분산시켜 불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입니다.

 

Q. 면봉으로 귀지를 파는 게 이명에 영향을 주나요?

A. 제가 직접 이비인후과에서 들은 내용인데, 면봉을 깊이 넣으면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거나 외이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귀지가 뭉쳐 쌓이면 이명과 먹먹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결론

신랑의 이명이 잠잠해진 지금도 저는 그 원인을 정확히 모릅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이명이라는 증상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원인도, 경과도, 효과적인 방법도 사람마다 달라서 딱 하나의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갑자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서 이명이 온 경우라면 민간요법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이비인후과부터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청력검사로 원인을 확인하고, 수면과 스트레스를 돌보며, 필요하다면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고, 한의학적 치료는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순서가 가장 안전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불편해도 삶의 질이 확 떨어지는 게 이명이라는 걸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주변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들리면 절대 그냥 넘기지 않게 됐습니다.

참고: NICE 이명 가이드라인 (NG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