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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6개월마다 치과를 꼬박꼬박 다니면 잇몸 걱정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50대에 접어들면서 앞니 잇몸이 내려앉기 시작했고, 그게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허탈했습니다. 잘 관리했다고 믿었는데, 정작 무엇이 부족했는지 그때서야 돌아보게 됐습니다. 잇몸이 왜 내려앉는지,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는 어떻게 다른지, 집에서 할 수 있는 진짜 관리법은 무엇인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잇몸 내려앉음, 정말 나이 탓일까요?
저도 한때 "나이 들면 잇몸이 내려앉는 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1940년대부터 이미 잘못된 통념으로 지적받아온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관리가 안 된 시간이 쌓인 결과입니다.
잇몸 테두리 부분에 칫솔질이 제대로 닿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고, 그 세균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치주염(periodontal disease)이란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 조직과 치조골(잇몸뼈)이 세균성 염증에 의해 파괴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거의 통증이 없어 방치되기 쉽습니다. 이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치조골, 즉 잇몸 속의 뼈가 서서히 녹아 없어집니다. 뼈가 줄어드니 뿌리를 감싸던 잇몸도 함께 내려앉는 것이죠.
제 경우는 50대에 고지혈증으로 스타틴 계열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잇몸에 염증이 생겼고, 결국 앞니 잇몸이 내려앉았습니다. 이미 내려앉은 잇몸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너무 억울했지만, 돌아보면 약 부작용 외에도 칫솔질이 완벽하지 않았던 부분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 후 유방암 치료에 집중하는 3년 동안 치아 관리가 뒷전으로 밀렸고, 지금에서야 다시 챙기면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는 말이 새삼 실감납니다.
결국 잇몸 내려앉음의 근본 원인은 하나입니다. 칫솔질이 충분하지 않았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 그리고 그 시간은 나이가 아니라 본인이 만든다는 사실이 가장 무거운 대목입니다.
스케일링은 예방이 아니라 잇몸 치료입니다
"잇몸 치료 받으러 왔는데 스케일링만 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가 따로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스케일링은 잇몸 치료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치석(dental calculus)이란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은 치태(플라그)가 침 속의 칼슘 성분과 결합해 굳어진 것으로, 이것이 잇몸 염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칫솔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도구로 제거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스케일링(치석 제거)이고, 이것이 잇몸 치료의 핵심 첫 단계입니다.
치석 제거에는 크게 두 가지 기구가 사용됩니다. 날이 있는 수동 스케일러와, 미세한 진동으로 치석을 분쇄하는 초음파 스케일러(ultrasonic scaler)입니다. 초음파 스케일러는 직접 긁거나 파는 것이 아니라 진동으로 쳐서 떼어내는 방식입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서 "왜 이렇게 울리지?"라는 의문이 풀렸습니다. 다만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저가 초음파 스케일러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치과용 기구 팁 하나가 수십만 원에 달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잇몸 염증이 더 깊이 진행됐다면 단순 스케일링으로는 닿지 않는 부위까지 치석이 쌓입니다. 이때는 마취 후 잇몸 깊숙이 치석을 제거하는 치근 활택술(root planing)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것이 흔히 "잇몸 치료"라고 부르는 시술로, 스케일링보다 한 단계 깊은 치료입니다. 순서는 칫솔질 → 스케일링 → 필요시 치근 활택술이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잇몸 치료 범주 안에 있습니다.
- 스케일링: 치아 표면과 잇몸선 주변 치석 제거,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 부담 약 1만 5천 원(연 1회)
- 치근 활택술: 잇몸 깊숙한 뿌리 면의 치석·독소 제거, 마취 필요
- 잇몸 수술: 위 치료로도 부족한 중증 치주염에 적용되는 최후 단계
소금물 가글, 잇몸약이 소용없는 이유
잇몸이 아프면 소금물로 가글하거나 약국에서 잇몸약을 사 먹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 심정은 압니다. 치과가 두렵거나 당장 비용이 부담스러울 때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 그런데 솔직히 이건 시간을 낭비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소금물 가글이 잇몸 붓기를 일시적으로 줄여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수분이 빠지듯, 삼투압 작용으로 잇몸의 부기가 빠집니다. 그러나 붓기가 빠진다고 염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염증의 원인인 세균과 치석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소금물 가글을 하는 동안 증상이 나아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치주염은 조용히 더 깊어집니다. 더구나 소금 결정은 치아 표면에 마모를 일으킵니다. 치약에도 연마제가 들어 있지만 소금 입자는 그보다 훨씬 거칠어 치아 표면을 갈아냅니다. 고운 소금이든 굵은 소금이든 직접 치아에 문지르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출처: American Dental Association).
약국 잇몸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중 잇몸약의 대부분은 항염 성분으로 염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하거나, 지혈 성분으로 출혈을 줄여주는 것에 그칩니다. 염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약이 아닙니다. 치주염은 원인(치석·세균)과 치료법(칫솔질·스케일링)이 명확하게 밝혀진 질환입니다. 원인을 두고 증상만 누르는 약을 먹으면서 치과 방문을 미루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버티기입니다. 제 남편이 딱 그 경우였는데, 결국 임플란트가 필요한 상태까지 치아를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칫솔질이 답입니다, 진짜로요
스케일링 권장 주기가 얼마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해진 권장 주기가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치석이 생기면 가야 하는 것이지, 달력에 표시된 날짜가 오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칫솔질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스케일링 없이 1년에 한 번 치과에 가서 "이상 없습니다" 소리를 듣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심지어 평생 스케일링 없이 살 수도 있습니다. 이게 목표입니다.
반대로 칫솔질이 부족한 상태라면 잇몸뼈가 망가지기 전에 한 달에 한 번씩 치과를 다녀야 합니다. 잘 관리하면서 간격을 한 달에서 3개월,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가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최소 6개월에 한 번 치과 검진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치과의사협회).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린 이유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치석에 덮여 있던 치근(치아 뿌리) 표면이 드러나면서 자극에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치근 과민증(dentinal hypersensitivity)이란 치근 상아질이 노출되어 온도나 기계적 자극에 통증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스케일링 후 이 시림이 걱정된다고 닦지 않으면 2~3일 만에 치석이 다시 덮여 시림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그건 치석이 다시 쌓인 것입니다. 매일 꼼꼼히 닦으면 침 속의 칼슘과 치약의 불소 성분이 치근 표면에 흡착되어 한 달 안에 시림이 거의 사라집니다.
임플란트(implant)가 있어도 예외는 없습니다.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와 달리 자체 면역 방어 기능이 없어 치석이 쌓이면 임플란트 주위 조직이 더 빠르게 손상됩니다. 자연 치아든 임플란트든, 음식을 먹는 사람이라면 칫솔질은 평생의 숙제입니다. 제가 지금 가장 후회하는 것도 결국 이 하나입니다. 열심히 치과를 다니면서도, 집에서의 칫솔질 방법을 더 일찍 점검하지 못했다는 것.
자주 묻는 질문
Q. 잇몸이 내려앉으면 다시 올라오나요?
A. 아쉽게도 자연 회복은 되지 않습니다. 내려앉은 잇몸은 한번 손상되면 원래 위치로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더 내려앉지 않도록 지금부터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심한 경우 잇몸 이식술 등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지만, 근본은 칫솔질 개선입니다.
Q. 스케일링할 때 피가 많이 나면 잘못된 건가요?
A. 잇몸에 염증이 있으면 살짝 건드려도 피가 납니다. 이는 스케일링 도중 잇몸이 손상된 것이 아니라, 기존 염증 때문에 혈관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스케일링 전 2~3주 동안 칫솔질을 열심히 해서 염증을 줄인 뒤 가면 출혈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Q. 잇몸약을 먹으면 치과 치료 효과를 높여주지 않나요?
A. 잇몸약은 염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하거나 출혈을 줄여주는 보조 역할에 그칩니다. 치석과 세균이라는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치과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처방전을 써줄 수 있으므로, 약국에서 자체 판단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보다 먼저 치과 방문을 권장합니다.
Q. 임플란트가 있으면 스케일링 안 받아도 되나요?
A. 임플란트에도 치석이 쌓입니다. 오히려 임플란트 주위 조직은 자연 치아보다 방어 기능이 약해 치주염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가 있어도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론
저처럼 열심히 치과를 다녔는데도 잇몸이 내려앉았다면, 치과 방문 횟수보다 집에서의 칫솔질 방법을 먼저 점검해봐야 합니다. 치과의사는 스케일링으로 도와줄 수 있지만, 매일 밤 칫솔을 드는 것은 결국 본인의 몫입니다. 소금물 가글이나 잇몸약으로 시간을 버는 동안 잇몸은 조용히 나빠집니다.
제 남편처럼 임플란트가 필요한 상태가 된 다음에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 칫솔질 습관을 바꾸는 쪽이 몸에도 지갑에도 훨씬 낫습니다. 작은 불편을 무시하면 더 큰 고통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저는 꽤 값비싸게 배웠습니다. 오늘 저녁 양치 시간을 조금만 더 천천히, 꼼꼼하게 써보시는 것을 제안합니다.
참고: 유튜브 — 내려앉고 피가 나는 잇몸을 위한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 (박창진 원장 2부) / 저자 본인의 경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