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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직장'이라는 신체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시어머니께서 20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으셨고, 1년 전 다시 대수술을 겪으시면서 저도 뒤늦게 이 병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운동 하나가 이렇게 중요할 줄은,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직장암이 뭔지, 저도 시어머니 덕에 알았습니다

대장암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직장암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저는 시어머니 병원 서류를 보기 전까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시길, 대장은 크게 결장(colon)과 직장(rectum)으로 나뉘는데,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직장(rectum)이란 대장의 맨 끝부분으로 항문 바로 위에 위치한, 길이가 약 15cm 정도 되는 부위를 말합니다. 즉, 우리가 흔히 '대장암'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장암과 직장암을 합쳐서 부르는 표현이고, 정확하게는 대장·직장암(colorectal cancer)이라고 씁니다.

시어머니께서 처음 수술을 받으셨을 때만 해도 저는 그냥 '장에 생기는 암이구나'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1년 전 하혈이 생겨 다시 입원하셨을 때, 직장이 터져 대수술을 받으셨고 장루(腸瘻), 즉 대변주머니를 복부에 달게 되셨습니다. 장루란 장의 일부를 복벽 밖으로 꺼내어 대변이 체외로 배출되도록 만든 개구부를 말합니다. 처음 그걸 눈으로 봤을 때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직장은 골반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결장암과 치료 전략이 달라집니다. 직장암은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고, 수술 범위와 방법도 결장암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어머니 경우, 직장 길이가 너무 짧아 장루를 복강 안으로 되돌리는 수술을 시도했다가 결국 다시 봉합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수술해 주신 의사 선생님께는 감사하지만, 처음부터 직장 길이를 좀 더 세심하게 고려해 주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솔직히 남아 있습니다.

요약: 직장암은 대장 끝부분인 직장에 생기는 암으로, 결장암과 위치·치료법이 달라 더 복잡한 수술 전략이 필요합니다.

 

운동 안 하면 정말 이렇게 됩니다

시어머니를 보면서 제가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움직임의 힘'입니다. 20년 전 첫 수술 후에도 어머니께서는 산책을 거의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를 걷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어머니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약에 더 의지하시는 편이었고, 몸을 거의 쓰지 않으셨습니다.

의학적으로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대장·직장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보호요인(protective factor)으로 꽤 근거가 있습니다. 보호요인이란 어떤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소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신체활동이 부족한 생활습관은 대장암 위험과 직접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보면 더 확실히 느낍니다. 누워 계신 채로 움직이지 않으시다 보니 팔 관절이 굳어 버려서, 이제는 스스로 밥도 드시지 못합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떠먹여 드려야 할 정도입니다. 처음부터 조금씩이라도 걸으시고, 팔을 움직이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납니다. 건강할 때는 움직임이 그냥 당연한 일이라 소중한 줄 모르는데, 이걸 잃고 나면 정말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현실적인 운동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 처음에는 하루 20~30분 빠르게 걷기부터 시작합니다.
  • 익숙해지면 하루 30~40분으로 늘립니다.
  • 주 2회 정도 스쿼트, 의자 앉았다 일어나기, 벽 짚고 팔굽혀펴기 같은 근력운동을 더합니다.
  • 50분 앉아 있으면 5분 일어나 걷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앉아 있는 총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 경험상, 운동을 '따로 시간 내서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오래 못 갑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식사 후 10분 걷기처럼 일상에 녹여 넣는 것이 훨씬 오래 지속됩니다.

요약: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대장·직장암 위험을 낮추는 보호요인이며, 가장 현실적인 시작은 매일 걷기입니다.

 

뭘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식성이 채소 위주이셨습니다. 고기를 즐기지 않으시고 키위도 자주 드셨습니다. 그런데도 장이 늘 약하셨고, 변비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한번은 제가 직접 병원에 모시고 가서 비닐장갑을 끼고 관장을 도와드린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고 다가 아니구나'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특정 음식 하나가 대장암을 막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도 특정 성분 하나를 직접 원인으로 규정하기보다, 전체적인 식사 패턴과 생활습관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출처: NCI — 식사와 암 위험). 마늘이나 브로콜리, 김치가 장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어떤 식품이나 한약재 하나가 직장암을 확실히 예방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실제로 신경 쓰는 방향은 이렇습니다. 현미나 보리 같은 통곡물과 두부·렌틸콩 같은 콩류를 자주 활용하고, 브로콜리·시금치·버섯 같은 채소를 다양하게 먹으려 합니다. 반면 가공육(processed meat), 즉 햄·소시지·베이컨처럼 염장·훈연 등으로 가공된 육류는 대장암 위험과 연관성이 지적되는 식품군이라 최대한 줄이려 합니다. 붉은 고기도 지나치게 자주 먹지 않으려 하고, 단 음료와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도 줄이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식탁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가공육이나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고 있는데, 제 주변에서 대장 관련 질환을 겪는 분들이 많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단 하나를 바꾸는 것이 대단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밥 한 끼씩 통곡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봤더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요약: 특정 음식 하나보다 전체 식사 패턴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며, 가공육 줄이기와 채소·통곡물 늘리기가 핵심입니다.

 

검진, 이것만큼은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시어머니 이야기를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아쉬운 것은 검진입니다. 대장암은 다른 암과 달리,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선종성 용종(adenomatous polyp)을 발견해서 제거하면 암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종성 용종이란 대장 점막에서 자라는 혹 같은 것으로, 그냥 두면 일부가 수년에 걸쳐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입니다. 이것을 내시경으로 미리 발견해 잘라내면 암으로 가는 경로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장내시경의 의미는 단순한 '검사'가 아닙니다.

직장암과 관련해 놓치기 쉬운 증상들이 있습니다. 혈변이나 검붉은 변, 변 굵기가 갑자기 가늘어지는 것, 변을 봐도 남아 있는 느낌,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오는 것 등입니다. 이런 증상을 그냥 치질이겠거니 하고 오래 방치하면 안 됩니다. 시어머니께서도 비슷한 증상을 한동안 두셨다가 하혈로 이어진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부모, 형제자매, 자녀 등 1촌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위험이 올라가고, 린치증후군(Lynch syndrome)처럼 유전적으로 대장암 위험이 높은 체질도 있습니다. 린치증후군이란 DNA 복구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대장암과 다른 여러 암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유전성 질환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적인 검진 주기보다 일찍, 더 자주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건강검진 항목에 대장내시경을 선뜻 추가하기 꺼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준비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유로요. 하지만 시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고 나니, 그 번거로움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낍니다. 자신의 건강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일, 검진은 그 시작입니다.

요약: 대장내시경은 전암성 용종을 미리 발견·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가족력이 있다면 더 일찍, 더 자주 받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장암이랑 직장암이 다른 병인가요?

A. 넓은 의미에서 직장암은 대장암의 한 종류입니다.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뉘는데,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부릅니다. 둘을 합쳐 대장·직장암(colorectal cancer)이라고 하는데, 발생 위치가 다르다 보니 치료 전략, 특히 수술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시어머니 수술 과정을 지켜보면서 직장이 골반 깊숙이 있어 수술이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Q. 혈변이 있는데 치질인지 직장암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혈변만으로 두 가지를 스스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장암 증상으로는 혈변 외에도 변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변을 봐도 남은 느낌이 들거나,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복적인 혈변은 치질이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어머니 사례처럼 오래 방치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Q. 채식 위주로 먹으면 직장암 안 걸리나요?

A. 채식 위주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100% 예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실제로 고기를 거의 안 드시고 채소를 즐기셨는데도 직장암을 겪으셨습니다. 식사 패턴 외에도 운동 부족, 나이,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식사만 신경 쓰고 운동과 검진을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Q. 대장내시경은 몇 살부터 받아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는 50세부터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대장암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린치증후군처럼 유전적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고 주기도 짧게 잡아야 합니다. 정확한 시작 시점과 주기는 의사와 상담해서 결정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결론

시어머니를 20년 넘게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는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깨달았습니다. 약에 의지하고 움직이지 않는 사이에 몸은 조금씩 스스로를 잃어갑니다. 지금 어머니는 팔도 굳어 밥도 혼자 드시지 못하고, 대변주머니를 차고 요양병원에 누워 계십니다. 그 과정을 가까이서 보면서 제가 느낀 건, '그때 조금만 더 걸으셨더라면'이라는 안타까움입니다.

대장·직장암은 생활습관, 운동, 식사, 그리고 정기 검진이 함께 갈 때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특정 음식 하나나 건강보조제에 기대기보다, 매일 조금 걷고, 채소와 통곡물 위주로 먹고, 가공육을 줄이고, 때가 되면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 이것이 제가 시어머니를 통해 배운,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참고: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 대장·직장암 예방 / 개인 경험, 건강잡지